Portraits

나는 항상 사람을 그리고 싶었다

처음 그림을 배울때 나는 대상을 똑같이 그리는데 애를 먹었다. 석고상을 그리면 너는 왜 니 얼굴을 그려놓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대학에서 배울 때도 정확히 그리는 것이 잘 되지 않았다. 노래를 잘 하려면 목소리와 음감을 타고 나는 것이 기본이듯이 그림을 그리려면 정확히 보고 똑같이 그리는 재주를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았다. 나는 화가로서 자질이 없었다. 똑같이 그릴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들 하였지만 의도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였다.
동양화를 공부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문인화 쪽은 암만해도 잘 되지 않았다. 이것도 목소리처럼 타고나야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었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파악이 된듯하다. 연습을 통해 익숙해진 기술로 그리는 것은 할 수 있었다. 타고난 재주는 없어도 정성만 들이면 되는 그림도 있는 것이다.
서양미술은 시각적인 반면에 동양은 문학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이제 조금 동양적인 방식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아름다움에대한 가장 단순한 접근과 표현으로 느껴진다. 나에겐 이것이 맞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