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s Over the House

집과 밤

집에 들어 앉아 온 생애를 보냈다.
남은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내 그림의 주제는 집이라는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집이라는 동어 반복적인 노래를 평생 불러 왔다고 해야 할까

몇 해 전부터는 밤이나 슬픔이나를 생각하게 됐다.
밤은 누구에게나 어느 곳에 있든 매일 찾아오는 것이고
슬픔 또한 모두가 갖고 있는 공동의 분모와 같은 것이 아닐까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상황을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했지만
나는 슬픔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친구를 만나고 일을 하는 것도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고
그 과정에서 잊어버리기도 하고 치유가 되기도 한다.

집에 가만히 앉아서
날마다 찾아오는 밤을 맞으며 다른 어느 곳에서
밤을 맞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한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나를 위로하기 위한 노력 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가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